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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를 꿈꿨던 10년차 약사입니다. 신문과 방송 속 의약보도를 꼼꼼하게 읽고 필요한 정보를 나눕니다.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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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20일에 걸쳐, 신문, 방송 들에 획기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파킨슨 병을 치료할 만한 약이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새로운 신약이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른 목적으로 쓰던 약을 다른 병의 치료에 썼다는 소식 이었다. 성공적인 결과라면 아마도, '적응증 확대'의 경우에 해당 될 것이었다. 주인공이 된 약은 만성백혈병치료제로 허가받고 또 쓰이고 있는 타시그나. 2010년에 한국에도 도입된 약물이다.

 

 <닐로티닙 성분의 약, 타시그나, 해와 달 그림이 인상적이다. 1일 2회 복용하는 약 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해와 달 그림을 그려 넣었지만, 해와 달 패키지 안의 내용물을 똑같다>

 

타시그나의 허가된 적응증, 즉 효능 효과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식약처 온라인의약도서관(http://drug.mfds.go.kr/html/search.jsp)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효능효과

  1. 새로 진단된 만성기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CML) 성인 환자의 치료.

이 약의 유효성은 주요분자학적, 세포유전학적 반응율을 근거로 하고 있다.

  2. 이매티닙을 포함하는 선행요법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만성기 또는 가속기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CML) 성인 환자의 치료.

이 약의 유효성은 세포유전학적, 혈액학적 반응율을 근거로 하고 있다. 질병과 관련된 증상 개선이나 생존율 증가와 같은 임상적 유익성을 나타낸 임상시험은 없다.

 

보도대로라면 이 효능 효과에 3번 항목이 생겨야 할 텐데, 정말일까?

타시그나는 파킨슨 환자를 일으킬 수 있을까? 어떤 가능성이 보인 것 일까?

 

이쯤에서 찾아보는 보도 원문, 미국 NBC 방송의 보도 내용을 보고 작성된 국제면 기사다.

(실험과 시험의 차이도 구분하지 못하고 쓴, 초보적 실수 투성이의 기사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기사이니, 내용의 진실성은 차치하고 원문 그대로를 인용한다)

 

누워있던 파킨슨병 환자 일으킨 백혈병약(10/20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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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의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나왔다. 아직 소규모 임상실험 단계지만 중증 파킨슨병 환자들의 운동능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조지타운대 치매·파킨슨병 연구실 샤벨 모사 박사팀이 백혈병 치료제인 닐로티닙(제품명 타시그나)을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방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과 루이바디병(퇴행성 치매)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소량의 닐로티닙을 6개월간 투약한 결과 10명이 운동능력을 회복하고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닐로티닙이 자가소화작용을 촉진시키는 점에 착안했다. 많은 양을 투약하면 자가소화작용으로 백혈병 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내지만, 소량을 오래 투약하면 세포가 죽지 않으면서 내부의 독성단백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세포 안에 쌓여 발생한다. 도파민을 함유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몸이 뻣뻣해지거나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된다. 말이 어눌해지고 심해지면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렵다.

 연구팀이 이날 공개한 비디오에서 임상실험에 참여한 메리 리(여·88)는 닐로티닙 투약 전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직접 수프를 떠먹고 몸을 일으켜 휠체어에 탈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딸 엘리자베스는 NBC
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불과 몇 달 전까지 얼어붙은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97년 발병한 조지아주립대 명예교수 앨런 호프먼(74)도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내가 스스로 옷을 입고 세탁통에 빨래를 넣거나 바비큐 그릴을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BC의 방송 뉴스(실제 메리 리의 영상)  

Click!! http://player.theplatform.com/p/2E2eJC/nbcNewsOffsite?guid=f_os_parkinsons_151016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정식 대규모 임상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임상실험을 통과하면 파킨슨병·헌팅턴병 같은 퇴행성 질병은 물론 알츠하이머병·루이바디병 등 치매치료에도 획기적인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닐로티닙은 28알에 1만 달러(약 1120만원) 가량으로 비싸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른 신약보다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임상시험의 내용(Script)을 Clinical Trials.gov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해당 임상시험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NCT02281474)

 

 

연구의 정식 명칭은

"Open Label Dose Escalation of Nilotinib in Cognitively Impaired Parkinson Disease Patients With Elevated Cerebrospinal Fluid and Blood α-Synuclein" 이고,

연구 단계는 가장 기초 단계인 1상이다.

 

Condition Intervention Phase
Parkinson's Disease
Parkinson's Disease Dementia
Diffuse Lewy Body Disease
Drug: Nilotinib
Phase 1

 

36명의 환자를 등록했지만, 최종 보고된 Report에서는 12명에게 투약이 완료됐다.

(나머지 24명은? 임상을 마치지 못했겠지만, 어떠한 이유로 해당 임상시험을 끝까지 진행하지 못했는지 알 길을 없다. 현재로서는)

또한 연구의 목적을 해당 연구진은

" This pilot study will test Nilotinib's ability to alter the abnormal protein build up in Parkinson disease and Diffuse Lewey Body Disease patients ." 그리고, "If successful, this drug could be used to slow down or stop the progression of disorders that involve abnormal collection of misfolded proteins. However, the main purpose of this pilot study is to check for the safety of using this medication at this level."라고 밝히고 있다.

 

 

연구의 주된 목적은 해당 수준에서 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의 안전성(Safety)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는 임상시험의 성격만 알아도, 이해하기 쉬운 정보다. 크게 임상시험은 IND(임상 - 사람에게 투여해서 확인하는 시험 연구 - 연구를 위한 신물질 허가), 와 NDA(신약 허가)가 두개의 큰 기점이고, 그 단계는 IND를 받기 이전의 전임상(흔히 동물실험이라고 하는 단계), 1~3상/4상 까지 그 성격이 각각 다르다.

 

그 단계적 특징은 아래와 같다. 신약개발일 때의 경우인데, 대개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치료 영역의 확대 등 이미 다른 환자군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경우는 1상이라도 대상을 정상인이 아닌 환자로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항암제, 항바이러스제의 일부인 anti-retrovirus, 일명 AIDS 치료제 등 건강자원자에게 투여하기에는 Risk가 큰 약물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정상인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곤 한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즉, 닐로티닙 임상과 같은 경우 앞선 정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임상의 단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치료방법의 유효성 검증은 Secondary endpoint, 즉 부차적 목표였을 뿐이다. 앞으로 적응증 확대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Phase 2b/3의 임상시험 까지 마쳐야 하므로 갈 길은 멀다. (빨라도 2년 이상이라는데, 위 정보에 따르면, 아직 2상에 대한 임상연구 등록서 조차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결론은 당장은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임상시험의 등록 및 제외기준 또한 한정적이었다.

Inclusions criteria:

  1. Written informed consent
  2. Capability and willingness to comply with the study related criteria
  3. Patients between the age of 40-90 y
  4. Diagnosis of PD according to the UK Brain Bank Diagnostic Criteria
  5. Early PD subjects with MMSE between 23-30.
  6. Hoehn and Yahr stage <2
  7. Stable treatment (>4 weeks) with MAO-B inhibitor (Selegeline up to 10mg/d or rasagiline up to 1 mg/d) allowable
  8. Patients not needing dopamine agonist or levodopa therapy presently or at least for the next 6 months
  9. Idiopathic PD with NO genetic mutations (autosomal recessive or dominant)
  10. Detectable levels of CSF for blood and CSF Alpha-Synuclein

Exclusion Criteria:

  1. Patients with a known genetic form of PD that does not involve alpha-synuclein.
  2. Unwillingness to undergo lumbar punctures
  3. Immeasurable CSF α-synuclein.
  4. Presence of dementia or severe cognitive impairment that would not permit the patient to give adequate feedback for potential side effects.
  5. Unwilling to be in an off state for UPDRS assessment.
  6. Pre-menopausal women
  7. Patients with autosomal recessive (PARKIN, PINK1 or DJ1) or dominant mutations (LRRK2)
  8. Patients with hypokalemia, hypomagnesaemia, or long QT syndrome.
  9. Concomitant drugs known to prolong the QT interval
  10. Strong CYP3A4 inhibitors
  11. Any drugs or foods that may interact with Nilotinib as stated in the Package Insert (PI).
  12. Medical history of liver and pancreatic diseases.
  13. Clinical signs indicating syndromes other than idiopathic PD, including supranucelar gaze palsy, signs of frontal dementia, history of stroke, head injury or encephalitis, cerebellar sings, early severe autonomic involvement, Babinski's signs.

 

 

즉, 간이나 췌장에 문제가 없고, 파킨슨은 있지만 증상 조절이 잘 되고 있고 향후 6개월간의 치료 필요 여부에 대한 제약도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타시그나의 가격은 임상연구에 사용된 150mg capsule의 경우 1알에 19701원, 기사에 제시된 28Cap 포장의 가격은 55만 1628원, 기사의 천만원 보다는 훨씬 싸다.

(다시 한 번 느끼는 미국의 높은 약값)

 

 

장기 안전성을 확인 하는 단계는 시판 중인 약이라 생략될 수 있다지만,

그래도 유효성을 확인하는 2상 임상 시험에 대한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타시그나의 파킨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어쩌면 성급했을 보도였다. (타시그나를 파킨슨에 쓸 수 있는 방법은 당장은 없다. 그리고 그 가능성과 시기 또한 언제가 되겠다라고, 점칠 수 조차 없다)

 

임상시험에 대한 보도를 할 때에는 보도의 단계, 상용화 가능성,

외신 보도의 경우 국내 상황을 함께 보도해 주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뉴스의 기본 가치인 정확한 정보를 알 국민의 권리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Posted by Ms.삐약이
, |

수 해 전 레이건 대통령이 자신의 "치매" 투명 소식을 알렸을 때 그저 놀랍다고만 생각했었다.  치매(Dementia)를 터부시 하는 한국 정서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독특한 미국인의 특별한 방식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감탄했다는 기억이 떠 오른다.

암 투병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카터 재단의 행사에 나와 자신의 항암치료기를 공개했다.

 

<지미카터 재단의 행사에 참여한 카터 대통령 부부 - 사진출처 : 연합뉴스-AP통신>

 

뇌로 암이 전이된 4기(말기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그는 아직 치료할 약이 남아있다. 비록 원래 암이 생긴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뇌 까지 암이 전이되었다고 해도, 치료할 약이 남아 있는 그는 정말로 마지막-terminal-은 아니니까) 환자가 어쩌면 고통스러울 수도 변해가는 모습이 옛날과 같지 않을 수도 있는 치료 과정을 공개하다니... 대통령은 아니어도 여러 유명인들의 치료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던 입장에서 그의 결정이 존경스럽다.

 

지미카터 대통령이 앓고 있는 병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melanoma). 피부암은 크게 Basal cell carcinoma(기저세포암)과 흑색종(melanoma)이 있다.

 

미국의 암 통계인 SEER Data의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서 73,870명이 새로 진단 받고(전체 신규 암 환자의 4.5%), 9,940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는(암 사망자의 1.7%) 미국 내 발병율 6위의 암이다. 그러다 보니 신약 개발 역시 활발하다.

 

BRAF를 비롯해 2010년대 초 피부암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몇몇 유전자들이 잇달아 발견된 것도 있고, 그 유전자들의 활성이 폐암 등 타 암종에서 발현되는 것이 확인되면서 임상시험 또한 활발하다.

이필리무맙(Ipillimumab,예르보이-Yerboy, 국내 상품명은 여보이, 정식 출원 이전부터 예르보이로 불러와서 참 입에 안 붙는다), 베무라페닙(Vemurafenib, 젤보라프 - Xelboraf)을 뒤 이을 수많은 항암제들의 개발에 이어 줄줄이 사탕처럼 대기 중인 신약들.

 

 

그렇다면 한국의 흑색종 발병율은 어떨까?

놀랍게도 국가 암 정보센터 홈페이지엔 흑색종 분류가 따로 없다. 기저 세포암과 합친 피부암 수치도 흔히 말하는 10대 암의 규모에 들지는 못한다. 전체 암 발생건 22만건 중 약 4천 건 정도가 신규 발생했으니 2%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 카터 대통령이 치료 중이라고 공개한 약물은 엠에스디(MSD)가 내놓은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이쯤에서 같이 보는 우리나라 대표 뉴스 통신사 기사 한편)

보도원문은 아래와 같다.

 

작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새 면역치료제 키트루다(Keytruda)가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과 폐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암치료제로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머크 제약회사가 개발한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는 2011년 FDA의 승인을 받은 항암 면역치료제 예르보이(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 제약회사)보다 진행성 흑색종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키트루다가 기존의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거의 절반에게서 종양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됐다.

이 2건의 임상시험 결과는 모두 필라델피아에서 진행 중인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흑색종 환자 834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예르보이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16개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키트루다가 투여된 환자는 46%가 6개월 후까지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예르보이가 투여된 환자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경우가 26%에 머물렀다. 1년 생존율은 키트루다 그룹이 투여량에 따라 68~74%, 예르보이 그룹은 58%로 나타났다. 부작용 발생률도 키트루다 그룹이 12%로 예르보이의 20%보다 낮았다.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만드는 PD-L1 단백질 수치가 높아 기존의 항암제가 듣지 않는 소세포폐암 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키트루다가 투여된 환자의 거의 절반에게서 종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머크 제약회사는 키트루다를 폐암 환자에게도 쓸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 승인을 FDA에 신청했다. 키트루다는 원래 흑색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키트루다와 예르보이는 모두 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이다. 면역관문이란 말하자면 면역세포의 지나친 행동을 차단하는 면역체계의 검문소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면역관문 분자들로 자신의 몸을 치장해 면역체계의 눈을 피하면서 면역체계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한다. 다만 예르보이는 전반적인 면역세포의 횡포를 억제하는 면역체계 스위치인 CTLA4를 억제하는 데 비해 키트루다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암세포 특이 스위치인 PD1을 차단하는 것이 다르다.  이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칼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종양과장 개리 슈워츠 박사는 이 새로운 면역치료제들이 많은 다른 종류의 암에도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논평했다.

 

머크 라고 쓰여서, Merck Serono사인 독일계 머크 인 줄 알았다는 건 함정... 국내 유통되는 약품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의 Merck(Merck&Co)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MSD라는 사명을 쓰고 있고, 한국에서도 한국 MSD를 공식 사명으로 쓰고 있다. MSD는 마포구 공덕동에 머크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다는 것도 명확히 다른 회사라는 근거.    

 

사족은 논외로 하고, 실제로 한국에서 키트루다를 모든 흑색종 환자에 사용할 수 있을까? 

 

국내 키트루다 허가사항은

이필리무맙 투여 후 진행이 확인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의 치료.

다만 BRAFV600E 변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BRAF 억제제와 이필리무맙 투여 후에도 진행이 확인된 환자여야 한다.

 

즉, 신약을 위한 허가임상을 진행하고 받을 때와 무관하게 한국에서 키트루다를 쓰려면, 전이성 흑색종 환자이면서 이전에 이필리무맙을 이용한 치료를 받았고, 그 치료에 실패해야 한다. 즉 2차 치료제이면서 비급여라는 얘기. 폐암에는 아직 쓸 수 없다.

BRAFV600E 변이가 있는(약 네명 중 한명 꼴 이라 했다) 경우라면, BRAF 억제제인 베무라페닙, 이필리무맙 치료에 모두 실패하고 암이 진행된 환자 여야 한다.

 

 

FDA는 심사 승인 정보를 공개한다. 한국 식약처와는 다르게... 누구나 어떤 근거로 어떤 절차를 거쳐서 약물이 승인 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런 곳이 진짜 정보의 천국이겠지!

 

(여기서 부터, 24 page로 된 약물 승인 보고서 정독 후에 쓰는 이야기) 

Pembrolizumab (이전에 MK-3475로 알려졌던)은  IgG4/kappa isotype의 단클론 항체 약으로, PD-1(programmed cell
death-1 receptor)과 그 리간드 사이(PD-L1, PD-L2)사이의 상호작용을 방해한다. 특히, PD-1 수용체는 면역 세포인 T 세포 위에 있어, T세포의 증식과,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막는다는 말씀.(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단어가 메르스 사태 때 화제가 됐었고, 덕분에 최신 시사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모 언론사 필기시험에도 출제됐었다는 썰도) 

카터 대통령이 펨브롤리주맙이라는 이름을 외는데만 3주가 걸렸다는 이 약은 아무튼 그렇게 PD-1의 면역관문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

다.

 

마치 흑색종 임상시험이 800명 규모로 이뤄진 것 같지만,

흑색종 허가 당시의 임상시험은 173명을 대상으로 89명은 3주에 한번씩 2 mg/kg를, 나머지 84명은 10 mg/kg를 투여 받았고, 이 때 1차 목표치인 반응률 10%를 넘겨 24%의 ORR을 기록했다. 1명은 암이 완전히 사라졌고, 나머지 20명은 부분적으로 암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종양학적 용어로는 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20명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라고 쓸 수 있겠다.

이 지루하디 지루하고 복잡한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서 최종 용량은 2mg/kg를 3주마다 1번씩 정맥주사로 투여 받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것 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흑색종 환자는 많지 않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생긴 점, 알고 봤더니 암. 같은 정보 반 낚시 반의 제목 덕분에 점의 크기가 커진 건 아닌 지 이거 암은 아닌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그러다보니 한국 내 관심은 자연히 FDA에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을 했다는 폐암 관련 임상에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이쯤에서 의아의아!  Merck & Co. 본사,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를 확인 하고 보니 우리나라 보도는 정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링크 참고 : http://www.mercknewsroom.com/news-release/oncology-newsroom/treatment-advanced-non-small-cell-lung-cancer-nsclc-keytruda-pembroli)   

 

보도자료의 내용대로라면, 적응증 확대를 신청하고 NEJM과 AACR에서 발표된 암종은 소세포 폐암이 아닌, 비소세포폐암(NSCLC)이어야 한다. 그리고 NEJM의 결과 역시

Original Article

Pembrolizumab for the Treatment of Non–Small-Cell Lung Cancer

Edward B. Garon, M.D., Naiyer A. Rizvi, M.D., Rina Hui, M.B., B.S., Natasha Leighl, M.D., Ani S. Balmanoukian, M.D., Joseph Paul Eder, M.D., Amita Patnaik, M.D., Charu Aggarwal, M.D., Matthew Gubens, M.D., Leora Horn, M.D., Enric Carcereny, M.D., Myung-Ju Ahn, M.D., Enriqueta Felip, M.D., Jong-Seok Lee, M.D., Matthew D. Hellmann, M.D., Omid Hamid, M.D., Jonathan W. Goldman, M.D., Jean-Charles Soria, M.D., Marisa Dolled-Filhart, Ph.D., Ruth Z. Rutledge, M.B.A., Jin Zhang, Ph.D., Jared K. Lunceford, Ph.D., Reshma Rangwala, M.D., Gregory M. Lubiniecki, M.D., Charlotte Roach, B.S., Kenneth Emancipator, M.D., and Leena Gandhi, M.D. for the KEYNOTE-001 Investigators

N Engl J Med 2015; 372:2018-2028May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501824)

 

비소세포 폐암이며 연구 결과 역시 보도 원문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미약한 개인의 힘으로라도 정정하자면,

 

495명이 Assign 된 것은 맞지만, 최종 분석에 사용된 수치는 313명 뿐 이다. 일종의 종양 표지자인 PD-L1의 비율이 50% 이상 감소한 총 73명의 환자들  중 45.2%에서 완전 또는 부분 관해를 나타내는 overall-response rate (ORR)을 보였으니, 전체 환자의 50%에서 종양이 다 줄어든 것도 아니다. PD-L1이 50% 미만 줄어든 103명의 환자 중 완전 관해율은 16.5%, PD-L1 수치가 1%도 줄지 않은 28명 중 종양이 줄어든 환자는 10.7%로 낮아진다. 그도 그럴 것이, 키트루다의 작용 기전이 PD-1과 PD-L1 사이의 상호작용을 막는 것 이니 말이다. 모든 환자 를 대상으로 한 ORR은 19.4%이니 절반과는 차이가 꽤 크다.

 

반응이 지속된 기간의 중간값(median, 평균이 아니다. 전체 환자를 100명으로 보면 그 중 50등의 위치를 나타내는 값이다)은 12.5개월,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상태로 유지되는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 Progression Free Survival)의 중앙값은 3.7개월 이었다. 전체 환자들의 생존기간의 중앙값(Overall Survival, median)은 12.0개월 이었으나, PD-L1이 50%에 못 미치게 감소한, 즉 반응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던 환자들의 경우에는 6.3개월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 식품의약국인 FDA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했고, 이 검토 신청은 6월에 받아 들여 졌다.

 

적응증 확대의 승인 여부가 판별될 것으로 알려진 날짜는 10월 2일, 적어도 PD-L1의 감소를 보이는 폐암 환자들에게들에게는 어쩌면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으니,

 

10월 2일, FDA가 내릴 Target Action을 기다려 본다.

 

 

 

 

 

 

 

 

 

 

Posted by Ms.삐약이
, |


1/10 금요일, 공중파 뉴스를 통해 새로운 폐암 표적 치료제 소식이 알려졌다. ​새로운 약을 소개하는 방송이 굳이 시판전에 꼭 해야할 보도일까?

뉴스의 내용처럼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2013년 기준, 17,177명)
하지만 ​낮은 생존률의 원인이 분자표적치료제의 치료실패 때문인지는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자표적치료제 또한 최초 개발 당시엔 'tyrosine kinase'가 매개하는 발암경로만을 골라 차단하는 마법의 알약이었으니...

지금에 와 얼로티닙(타쎄바)의 FDA 허가 당시 보고서를 보니

허가 임상이었던 ​SATURN study의 결과는 ​5.5개월(22주)가량 무병생존기간이 늘어났다. 위약군이 4달(16주) 늘어난 것에 비하면 꽤나 괜찮은 약 임은 분명했다.

잴코리는 물론 기사의 소재가 된 자이카디아(세리티닙)까지 이른바 2세대 표적항암제가 새로 나오면서 마의 벽인 생존기간 '1년'을 깨트렸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는 ​생존기간도 무진행생존(PFS)인을 명시했어야 내용적으로도 보도의 가치로서도 옳다고 보여진다.

기사엔 ​명시되지 않았지만, ​​만약 생존기간이 Overall survival 이라면 Tarceva의 유지요법으로 ​이미 생존기간(중앙값)1년의 벽이 깨졌다는 것도 알아둬야 할 사실이라고 하겠다.

잴코리(크리조티닙,Crizotinib)의 FDA 허가 임상에서는 각각 42주와 48주의 반응 지속기간을 보였다. 반응 지속기간 즉, CR(complete response)과 PR(Partial Response)만을 포함한 결과로 앞선 임상들의 결과가 PFS(Progression free survival)로 제시된 것을 고려하면 방법만으로는 더 보수적인 해석이다.(세포독성 치료제를 대조군으로 설정했던 점과 약의 작용기전을 고려하면 어떤 것이 옳다 혹은 그르다로 접근 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각각이 모두 대조군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나타낸, 연구 시점에서 뛰어난 약 임은 사실​이다)
참고로 크리조티닙에 치료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리티닙의 허가 임상에서는 7.1개월의 반응 지속기간을 보였다.

새로 개발된 '세리티닙'이란 2세대 표적항암제가 ​일부 폐암 환자에서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멘트에서는 ​"일부"가 얼마만큼인지를 충분히 설명해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체 폐암 환자 중 ALK rearragement가 있는 환자는 5% 이내라고 한다 : S.Peters et al. Treatment and detection of ALK-rearranged NSCLC -  Lung Cancer 81 (2013) 145– 154)

전 세계 20개 의료기관에서 특정 ALK(알크) 유전자를 가진 폐암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세리티닙' 신약을 임상 시험한 결과, 무증상 생존 기간이 18.4개월로 기존 항암 치료제 8.6개월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날 방송은 보도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차이가 발생한다.

개념의 혼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18.4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은 이번이 유럽 암 학회에서 발표(not published)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ALK 표적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현재의 FDA 허가는 ALK 치료제에 한 번 이상(허가된 약이 잴코리 뿐이니 한 번 이겠지만) 실패한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으니 실제 임상 현장에서 허가대로 투여한다면 이 정도의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식품의약국은 지난해 이 2세대 신약을 혁신적인 치료제로 지정해 허가했다고(2014.4월)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쯤이 신약이 허가될 것으로 예상해 말기 폐암 환자 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의약품을 처방, 현장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품목허가 뿐 아니라 약가의 책정이 필요하다. 지루한 협상의 과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허가 후에도 시판이 안 되는 경우도 있거니아, 약가를 -만족스럽게 혹은 아예- 받지 못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수 차례 반복된 것이 안타깝게도 우리 약무 정책의 역사다) 수입 및 통관 등 통상적인 절차까지 거치려면 상반기 -실제 오늘 - 허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시판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다.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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