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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를 꿈꿨던 10년차 약사입니다. 신문과 방송 속 의약보도를 꼼꼼하게 읽고 필요한 정보를 나눕니다.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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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만 12, 13세(2003년~2004년 출생) 여아를 대상으로 자궁 경부암 예방 접종이 필수가 되었다. 3회 접종이 필수이고, 회당 접종 단가는 10만원 대 에서 형성돼 있어, 그 비용이 30만원에 달하는데, 이 같은 접종을 필수화 시켜 무료로 제공 한다는데도 불구하고 논란이 많다.

 

그 대상이 만 12, 13세 아이들로 스스로의 결정권이 없고, 주어진 정보들 간 안전성 논란이 있다/없다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 기관이 책임 있는 자료 제공이나 현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어린 아이가 일괄적으로 맞아야 할 만큼 꼭 필요한 접종인지, 행여 부작용은 없는지 약과 관련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겠다.

 

<차례대로 가다실, 서바릭스 - ⓒ킴스온라인>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국내 허가를 받은 약은 총 3종, 이 중 무료 접종의 대상이 되는 백신은 가다실(가다실 9가 아니다)과 서바릭스의 2종이다. 

 

 

 제품명

가다실 프리필드시린지

가다실 9 프리필드시린지

서바릭스 프리필드시린지

 판매사

SK 케미칼 생명과학 

MSD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성분

human papillomavirus type 6 외

human papillomavirus type 6 외

human papillomavirus type 16 외

 ATC 코드

J07BM01 - papillomavirus (human types 6, 11, 16, 18)

J07BM03 - papillomavirus (human types 6, 11, 16, 18, 31, 33, 45, 52, 58)

J07BM02 - papillomavirus (human types 16, 18)

 효능/효과

1.여성,
9-26세 여성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한 다음 질병의 예방:
- HPV 16,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첨형콘딜로마).
및, HPV 6, 11, 16, 18형에 의한 다음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
- 자궁경부 상피내 선암.
-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 외음부 상피내 종양 2기 및 3기.
- 질 상피내 종양 2기 및 3기.
- 항문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2. 남성,
9-26세 남성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한 다음 질병의 예방:
- HPV 16, 18형에 의한 항문암.
-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첨형콘딜로마)
및 HPV 6, 11, 16, 18형에 의한 다음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
- 항문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1. 여아 및 여성,
9-26세 여성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한 다음 질병의 예방:
- HPV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첨형콘딜로마).
및, HPV 6, 11,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지속적 감염 및 다음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
- 자궁경부 상피내 선암.
-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 외음부 상피내 종양 2기 및 3기.
- 질 상피내 종양 2기 및 3기.
- 항문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2. 남아,
9-15세 남아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한 다음 질병의 예방:
- HPV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항문암.
-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첨형콘딜로마)
및 HPV 6, 11,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다음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
- 항문 상피내 종양 1기, 2기 및 3기.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예방.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에 의한 다음의 예방:

일시적·지속적 감염; 유의성이 불확실한 비정형 편평세포(ASC-US)를 포함하는 세포학적 이상;

자궁경부 상피내종양(CIN 1,2,3);

외음부 상피내종양(Vulvar intraepithelial neoplasia(VIN)) 2, 3; 질 상피내종양(Vaginal intraepithelial neoplasia(VaIN)) 2, 3.

 

 용법/용량 9-26세 여성 및 남성: 1회 0.5mL씩 3회(0, 2, 6개월) 상완의 삼각근 또는 대퇴부 전외측 상부에 근주.
접종 일정 변경 필요시 2차 접종은 1차 접종일로부터 최소 1개월 후, 3차 접종은 2차 접종일로부터 최소 3개월 이후에 함. 1년 이내에 3회 접종 모두 완료.
9-13세의 경우, 2회(0, 6개월) 접종.
본제로 1차 접종받은 경우, 전체 접종 일정을 본제로 완료 권장.

다음의 접종 일정에 따라 1회 0.5mL씩 3회 근주(상완의 삼각근 또는 대퇴부 전외측 상부).
1차 접종: 방문일,
2차 접종: 1차 접종으로부터 2개월 후,
3차 접종: 1차 접종으로부터 6개월 후.

9-25세 여성: 기본 3회(0, 1, 6개월) 접종. 접종 일정에 유동성 필요시 2차 접종을 1차 접종 후 1-2.5개월 사이에, 3차 접종을 1차 접종 후 5-12개월 사이에 투여 가능.
9-14세에 1차 접종시 2회 접종 가능, 2차 접종을 1차 접종 후 5-13개월 사이에 투여. 2차 접종을 1차 접종 후 5개월 이전에 투여한 경우에는 3차 접종을 투여.
이 백신으로 1차 접종받은 피접종자의 경우, 전체 접종일정을 이 백신으로 완료하는 것이 권장됨.
삼각근 부위 근육내 주사. 

 

 

동일한 약 들에 대해 미국 FDA 홈페이지는 보기 좀 더 좋은 형태로 3가지 백신을 비교하고 있다. (미국이 무조건 우수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의약품 정보 공개 제도는 부럽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허가를 받은 Gardasil 9는 2014년 15,0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를 받았다. 이름 처럼 9개의 Variant를 예방한다.

 

가장 먼저 승인을 받은 Gardasil은 2006년, 29,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받은 HPV 예방 4가 백신이고, 또 하나의 무료 접종 백신인 Cervarix는 HPV 유래 자궁경부암의 가장 많은 원인으로 꼽히는 HPV 16, 18번을 예방하며, 30,000명 이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2009년 허가를 받았다. (FDA 기준)

 

논란이 되고 있는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실제, 일본 등지에서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있었고, 이것이 외신 및 인터넷을 타고 각계 각층에 알려 지면서 때맞춰 적절한 메시지가 나오지 못했다. 가다실에 이어 27일 서바릭스 까지 조달청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에 맞춰 FDA 처럼 일종의 Key message를 우리나라 질병관리 본부도 내놓았다. (물론 CDC 만큼 예쁘진 않지만)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 FaQ - ⓒ질병관리본부 available at http://www.cdc.go.kr/CDC/main.jsp>

 

질병관리본부의 의견도 Risk 보단 Benefit이 더 크다, 즉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라는 쪽이다.

CDC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저개발국에서 많다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위생 때문에 저개발국에서도 발생빈도가 높지만, 선진국이라고 하여 빈도가 낮은 것도 아니다. 또한 발생 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일부 Grade가 높은 경우 항암치료, 항암방사선 병행치료를 하기는 하지만,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거나 한 바 없고, Grade가 높은 경우는 여전히 사망률이 높을 뿐 더러 HPV virus를 통해 전염성도 있으니, 치료적 유익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른 의약품 처럼 시판후 안전성 조사도 하고 있을 뿐 더러 가장 최근에 허가 받은 Gadasil 9 의 경우에는, 장기 안전성 연구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FDA는 2014년 Gadasil 9의 시판을 허가하면서 이전의 Gadasil과 그 안전성 측면에서 유사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연구 결과들에서 밝혀진 주요한 사실들은 가장 널리 알려진 이상 사례는 주사부위의 통증, 부종, 발적이었다. 2014년에 미국의 질병 관리 본부인 CDC는 2006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Dadasil을 투여받은 후 생긴 백신관련 이상반응 보고서인 VAERS에 따르면, 가다실과 관련하여 보고된 이상 사례의 92%는 심각하지 않은 이상사례로 밝혀 졌다.

 

가장 흔한 이상 사례들은

실신이나 기절, 어지럼증, 오심(메스꺼움), 두통, 열, 주사부위 반응(통증, 부종, 발적 등)이었다.

비록 드물지만, 일시적인 실신 증상이 예방 접종 이후 나타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FDA는 가다실 접종 지시서를 변경했고, 이를 통해 기절이나 정신을 잃고 넘어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낙상이나 상해 등을 예방할 수 있게 지침을 내놓았다. 이는 한국의 제품 설명서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질병관리 본부가 내놓은 Q&A에도,

" 일부 청소년에서 통증이나 극도의 긴장 등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고 넘어질 수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다른 예방접종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충분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발생 시 넘어지면서 다칠 수 있니 예방접종 후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도록 합니다"

라는 문구로 똑같이 반영 되어 있다.

 

고교시절 학교에서 단체 예방 접종을 하며, 여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풍진 예방접종을 해 봤지만, 가이드라인 대로의 누워있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고, 과학실로 이동해서 실제 함께 풍진 예방접종을 맞은 아이들 중 한 명이 말 그대로 Fall down 하는 것을 봤지만, 실제로 20~30여분 머무른다고 해서, 해결 될 수 있는 문제만도 아니었다. 학교 시설이 병원 처럼 푹신한 소파는 커녕, 벽면에 등을 기대고 앉을 수 있는 시설도 없었고, 전문 인력이 여고생(요즘 남녀 공학은 대상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조금 다를 지도 모르겠다) 한 반을 지속적으로 이상 반응의 발현을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양호 교사 1인, 접종을 담당하는 의료기관에서 의사 또는 간호사가 파견된다 해도, 의료 기관을 통째로 옮겨 올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15년 쯤 전 이긴 하지만, 실제 쓰러진 아이도 특별활동실인 과학실 책상에 관찰을 위해 20분 간 머물 던 중 그 특별활동실의 바닥으로 그대로 Fall down 했다. 한 반 30여명이 한 교실에 나란히 앉아 있던 중 쓰러지는 아이를 발견 하지도 예방 할 수도 없었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학교 안에서 하루에 대규모 예방접종을 하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예방접종 후 20~30분 동안 접종 기관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다" 라는 것이 단지 근육 주사 하나를 맞았다고 할 때 의원이나 병원에서도 실현되기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학교 예방접종의 현실에서 얼마나 잘 지켜 질 수 있을지 생각 해 봐야 할 또 하나의 문제다.

 

2011년, 의학 연구소(IOM : Institute of Medicine)는 HPV 백신을 포함한 8가지 백신의 안전성 관련하여 출간은 물론 미 출간된 연구 결과 까지 포함해서 백신 관련 이상사례의 근거와 인과관계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HPV 백신을 포함해 백신 접종에 의해 기절(Syncope)은 일어날 수 있다. 몇몇 백신 및 백신에 포함된 원료 물질에 대해 알러지 반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물다. 단 이러한 심각한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백신을 맞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그 빈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며, 아나필락시스 또는 아나필락시스 양 반응이 발생할 수 있음이 명시 되어 있다)

 

HPV 백신 접종이후 심각한 이상사례를 보인 사람들(이 때의 심각함의 정의는 사망, 영구적 또는 유의미한 신체 장애나 인지 이상 또는 Birth defect, 입원 또는 이미 입원한 환자의 경우 입원 기간이 연장된 경우를 의미한다)의 경과를 아마도 모두가 궁금해 할 것이다. 단 이 심각함의 정의는 위에서 정의한 것 처럼, 질환의 심각도가 아닌, 진행 경과, 즉 Outcome에 따라 분류된다. 물론 아주 심각한 질병이라면 당연히 심각한 이상사례에 포함되겠지만.

 

미국에서의 결과에 따르면 2006년 6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약 8600만 Dose(단회 투여 분량)가 접종되었으며, 미국에 공급된 백신 중 93%가 Gardasil 이었다.(이건 원 개발사인 Merck&co가 미국 회사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3년 먼저 허가를 받았기 때문일까 궁금해진다) 모든 이상사례가 이 약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 약물을 투여 받고 발생한 이상사례들을 모은 앞선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심각한 이상 사례로 밝혀진 경우는 전체의 7% 였고, 14%는 잘못된 백신의 보관, 권장하지 않는 인구 집단에 대한 투여 등 실제 건강과 관련이 없는 문제로 밝혀졌습니다.

 

실제, 가다실의 이상 반응은

<투여 부위 이상 반응 - 생리식염수를 투여 했을 때 보단 높지만, 백신에 들어가는 바이러스를 제외한 AAHS Control 군에서는 생리식염 보다도 약간 높게 나타났다 - ⓒFDA>

<3회 투여를 원칙으로 하는 접족에서 특이 하게도 부종이나 발적은 투여 횟수가 반복될 수록 늘어 났다. 그러나 이 반응은 어떠한 유의성을 보인 것은 아니며, 예방 접종 또한 12세 이전에 접종을 하게 되는 아이들은 3회가 아닌 2회 까지의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 ⓒFDA>

<'심각한'이상사례 중 비교적 흔하다고 알려진 것들. 열이나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 이다 - ⓒFDA>

미국에서는 사용 빈도가 높지 않아, 관련 보고서가 없는 서바릭스의 제품 설명서 상 Data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서바릭스의 관련 이상사례 보고, 특이적인 것이 Havrix 즉, 같은 회사의 A형 간염 예방백신_투여 연령이 비슷하다_과의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 ⓒ FDA>

의약품 유익성 척도의 가장 기본이 되는 Risk/Benefit Model을 통해 볼 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유익성이 유해성보다 큰 것은 맞다.

 

다만 아직까지는 개발 후 시판까지 가장 오래된 약도 아직 10살이 채 되지 못한 어린 약이라, 향후 이 내용들이 바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유익한 약을 보다 유익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또 학교 라는 환경에서 어떻게 백신 접종 후의 안전 장치나 안전을 위한 권고사항을 얼마나 충실하게 잘 이행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백신 안전관리'의 관건이 되지 않을까.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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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논란이 있어왔던 한 재벌 총수의 지병이 사실로 드러났다. 형제간 분쟁으로 또 다른 '형제의 난' 이라고도 불리는 중 큰 아들 측 변호사로 부터 아버지가 실은 7년 째 특정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 됐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28일 통신사 뉴시스 단독보도, 기사 전문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3&aid=0007316407)

 

기사 속 소개된 약은 총 3개,

치매약인 아리셉트, 수면제인 스틸녹스, 항정신병약인 쎄로켈이 그 대상이었다.

이 중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약은 에자이의 아리셉트, 짐작대로 치매약이라는 그 효능 및 효과 때문이다.

 

각 언론사들 조차 치매약/치매예방약 이라는 의견 사이에서 서로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며 다른 입장과 보도를 내 놓고 있다.

 

아리셉트는 그 용량에 따라 치매의 정도는 물론, 최근 들어 경도인지장애에도 처방 될 만큼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이 보도에서 중요한 것은 확인되지 않는 아리셉트, 즉 도네페질의 용량과 2010년으로 알려진 복용 시점이다.

<아리셉트의 다양한 정제, 2010년에 해당 약물을 복용할 순 없었겠지만, 2013년부터는 아리셉트의 최대용량은 23mg으로 늘어났다 사진출처 - 킴스온라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은 생명력을 얻는다. 최소한의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고, 시판을 하면서 계속적으로 임상시험을 해서 허가 적응증의 범위를 확대 승인 받는 것이 그 예다. 비단 그것 뿐 만이 아니다. 시장에 나와 처방을 받는 환자가 늘어나고, 경험이 쌓임으로서 확보된 실제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됨으로써 더 많은 의사, 약사, 환자, 환자 가족의 신뢰를 얻는 것 까지 더 한다면 2010년의 그 약과 2016년의 약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의약품 정보는 공개 범위에 한계가 있다. 식약처 의약품 도서관을 참조하면, 변경 내역, 즉 어떤 항목이 변경되었는지 확인이 가능하지만, 그 내용 까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즉 현 시점의 용량이나 용법, 적응증은 확인 할 수 있지만, 공신력있는 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약의 역사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FDA나 EMA 처럼 제출된 보고서나, 당시의 라벨, 심사 의견서 등을 모두 공개하지는 않는 것은 물론이다.

 

FDA와 EMA의 공개 라벨을 통해 아리셉트의 생애를 알아 봐야겠다.

한국에서 아리셉트 5mg은 1998년 8월 3일에 최초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선 1996년 11월 25일에 삶을 얻었다. 안타깝게도 FDA의 허가 보고서의 최초본은 아리셉트의 경우 2004년 부터 열람이 가능하다.

 

이 내용에 따르면, 아리셉트의 적응증(Indication)은 Indicated for the treatment of mild and moderate dementia of Alzheimer's type. 경증 및 중등도의 알츠하이머의 치료에 허가를 받았다는 뜻 으로 이는 한국 내 적응증인 알츠하이머의 치료와도 다르지 않다. 일부 언론들에서 이야기 하는 "신 총괄회장이 치매 예방 목적으로 이 약을 복용했을 수도 있고, 초기 치매 증상을 보였을 수도 있다" 는 보도는 적어도 한국의 허가 적응증 내에서는 일부는 맞을 수도 있지만, 예방 부분은 틀리다. 의약품의 허가 외 사용이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의 Label 대로 라면 한국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아리셉트를 치매 예방 목적으로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최초 보도 및 이후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아리셉트의 최대 용량을 10mg으로 기술하고 있다. 발병 연령이 대개 55세 이상으로 높다보니 연하곤란을 동반하는 환자도 많아 만들어진 구강 내 붕해정(에비스) 또는 보통 알약의 경우는 10mg이 최대 값이 맞다. 그러나 중등도 및 중증 치매 환자에게는(moderate to severe) 2013년 이후 허가를 받은 아리셉트 23mg 정제가 있어 1일 1회 최대 23mg 까지 복용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추가 임상을 통해서 이와 같은 결과를 얻어냈고, 이는 허가에 반영이 되었다. 의약품 관련 보도에서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설명서나 허가 사항을 단편적으로 확인 하는 것이 사소하지만 '오보'의 가능성을 얼마나 남겨 놓게 되는지 보여주는 작은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다.

 

<아리셉트의 임상시험에서 아리셉트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상반응 - 자료출처 : 아리셉트 제품 설명서>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 아리셉트를 판매하면서 실시한 시판 후 사용성적 조사 결과(PMS라고 부른다. 한 때는 PMS가 임상 4상의 전부처럼 받아들여지던 때도 있었지만, Post marketing Surveilance로 정확한 국문 명칭은 앞선 시판 후 사용성적 조사가 되겠고 non-intervention study의 한 형태기도 하다)에 따르면 6년(신약의 경우 대개 재심사 기간을 6년으로 부여 받는다)동안 2563명에게 투여 했을 때 5.31%, 이 중 아리셉트와의 인과관계가 밝혀 진 것은 4.25% 였다. 이 중에는 구역, 구토 등 소화기계 부작용도 있었고, 불면도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보다는 더 자세한 미국의 제품 설명서를 보면,

 

 일반적인 이상사례의 발현이야 국내 제품 설명서와 동일 하지만, 용량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 용량을 올리는 것이 6주의 간격을 두고 증량한 경우에는 적은 용량을 발현한 경우와 유사했다고 나타나 있다. 이러한 약물의 복용 시 '점증 요법'이 요구되는 이유다. (왜 이런 Report는 똑같은 약 인데도 미국 홈페이지를 찾아야 만 볼 수 있는가)

 

보다 더 자세하게, Clinical Phamacology 부분의 원문을 보면 아래와 같이,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병의 인지 장애와 증상들은 콜린성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아리셉트의 주 성분인 도네페질염산염은 Chollinergic function을 증강시켜 치료효과를 나타낸 다는 것 이다. 그렇지만 이는 기억력 감퇴나 일상생활의 장애를 가져오는 '깜빡증'과 같은 증상 개선 치료를 의미하는 것 일뿐 기저의 치매 진행을 막는 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원문>

Current theories on the pathogenesis of the cognitive signs and symptoms of Alzheimer’s disease attribute some of them to a deficiency of cholinergic neurotransmission.
Donepezil hydrochloride is postulated to exert its therapeutic effect by enhancing cholinergic function. This is accomplished by increasing the concentration of acetylcholine through reversible inhibition of its hydrolysis by acetylcholinesterase. There is no evidence that donepezil alters the course of the underlying dementing process.

 

Quetiapine이나 Zolpidem과의 Major한 Interaction은

쎄로켈과만 Interaction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특별한 징후가 없을 때 선제적으로 용량 조절을 하거나, 병용이 금지되는 Level은 아니다.

 

정말, 아리셉트는 치매 예방 목적으로는 쓰일 수 없는 것일까?

Off-label 정보를 살펴 보니 경도의 인지 장매가 있는 환자에게서 알츠하이머의 예방 목적으로 투여 한 허가 외 사용 정보가 있다. 아리셉트 10mg을 경도 인지장애로 부터 알츠하이머로의 진행을 느리게 할 목적으로 쓴 연구가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769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임상 연구에서 투여 후 3년 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도네페질 투여 군에서는 투여 전 기저 상태의 언어나, 기억, 인지 기능들의 조기 향상을 나타냈고,  이는 일상생활 능력의 향상과 연관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2005년 NEJM에 실렸다.(Petersen R C, Thomas R G, Grundman M, et al: Vitamin E and Donepezil for the Treatment of Mild Cognitive Impairment. N Engl J Med 2005; 352 (23):2379-2388)

 

다소간의 기억, 인지 기능들의 향상을 보이긴 하지만, 알츠하이머 진행을 느리게 하는 목적도 3년 까지는 결과를 보일 수 없었고, 이 같은 기억, 인지 기능의 개선이 일상생활능력의 개선과 연관되지는 않는다 라면 RCT를 바탕으로 적응증 확대는 어렵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도인지장애와 아리셉트, 도네페질 등을 주제로 한 사용권장이나 불완전한 연구결과에 대한 보도가 왜 이리도 많은지, 2005년 NEJM 논문의 Final report가 아닌 Interin 결과만을 가지고 보도 되고, 수 년이 지나 인용에 대한 확인 없이 다시 재 인용 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 지...

 

뉴스가 생물이라고들 하면서, 한국 뉴스에서 그 생명력은 오직 '사건' 만이 가지는 것 같고, 사건을 뒷 받침 하는 배경 지식은 계속 제자리에 서 있는 것만 같아 아쉽다.

물론 한국에서 '치매 조기 검진 사업'을 정부 시책으로 2010년 부터 해 오고 있고, 인지 기능 개선에 대해 효과를 입증 받은 약은 없지만(입증을 의약품 허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단지 생활습관 개선, 가족의 보살핌 만으로 노인 치매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지만, 이렇게 경증치매와 경도 인지 장애의 미묘한 경계를 이용해, 사용을 권장하는 듯한 시책과 보도는 글쎄. 생각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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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벌써 어느새 지난 달이 되어버린!) 18일, 충북 보은으로 열린의사회 봉사를 다녀왔다.

 

사고로 한 주 순연 참석한 민경쌤, 전날 급 동원된 우리 팀 일당 백 하나, 그리고 원래 가려던 나 까지 어쩌다 보니 온라인 서포터즈 3인, 그리고 지난 번 봉사에서 만나서 함께 참석했다는 두 약사님까지

약사회도 3명, 서포터즈도 3명

 

덕분에 약 조제와 복약지도도 절반 쯤, 봉사 현장 나들이도 절반 쯤 해서 딱 반반씩 즐긴 의미있고, 신기한 봉사 여행이었다.

이번 봉사지는 충북 보은. 어찌 하다보니 매번 나는 K-water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만 주구장창가고있다.

 

<보은에 막 도착해서 찍은 버스 밖 풍경, 추수를 기다리는 가을 들녘.황금빛 물결이란 이런 걸 말하는 것 이겠지>

 

매일 K-water제공의 생수만 하나 씩 업어오고 있는 열린의사회 & K-water 봉사활동이다.

맨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도(후원회비만 내다가, 처음으로 봉사활동가서, 있는 H2 blocker 몽땅 다 털고 왔던 아아 그날이여!) 대청댐 관리단과 함께했던 충북 옥천이었는데, 이번에도 어쩌다보니 대청댐 관리단과 함께^^

 

원래 봉사지는 청주였는데, 보은으로 변경되고, 출발시간이 일요일아침 6시가 아니라 7시 반이라서 산뜻했던  청주, 아니 보은 봉사의 비밀도 나름 알게됐던.(정말 우연이었다! 약국에 콕 박혀 있었으면 절대 몰랐을텐데, 핫스팟인 마취통증의학과에, 과거의 Chemo실 근무 경험을 살려 리도카인 믹스 도우러 갔다가 귀에 들린 우리 보은군에도 따로 국회의원이 있어야지, 청주에 합쳐서 국회의원을 줄이면 우리 권익을 못지킨다, 그러면 그렇지 등등, 아아 선거구재획정, 선거구 획정인 인구 비례는 최대 2:1 이내로 한다, 개리멘더링, 청주-보은 옥천 영동의 선거구 통합 등등 한창 공부하던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새록)

 

이유야 어찌됐건, 병원 나오고 만 3년만에 수액백도, 시린지도 다시 잡아보고 이런 저런 이유들로 의미 있었던 보은 봉사활동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

 

봉사활동의 시작은 사실 진료지 세팅과 간사님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부터 시작한다.

야심차게 콘티까지 짜 가며 출동했으나 이미 끝나있는 세팅(전날 오후에 하셨더랬다.)

아쉬운대로, 몰카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전규간사님 오리엔테이션 영상

 

이렇게 봉사활동의 시작은 활동 범위, 시간, 자원봉사자들의 업무 분장을 알려주시는 일로 시작한다.

2번째 참여까지는 "병아리 색깔의 명찰" 그 다음부터는 보통의 흰색 명찰을 나눠 주신다. 오늘의 봉사일정과 업무 분장을 설명해 주시는 이전규 간사님.

 

그리고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생한 보은 봉사활동의 모습.

의료봉사의 진짜는 뭐니뭐니해도 진료 현장이 아닐까.

 

진료현장의 모습들을 살짝살짝 찍는다고 했는데, 개발이아니라 개손인 내 솜씨로는 그 따뜻함을 생생하게 담을 수가 없어서 그저 아쉽기만 했다.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안과의 진료모습 그리고,

아픈 무릎앞에 인상을 찌푸리는 어머님 모습이 예방주사가 무서워 울음을 꾹 참는 아기들 모습이랑도 맞닿아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오후엔 서포터즈 도촬을 다니면서,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더랬다.

 

혈압. 혈당 오늘 멀티 뛰느라 고생한 하나찡.

역시 멀티는 어디에서나 멀티다.

 

이건 약국이 위치했던 바깥 복도에 걸려있던 어르신들 그림.

낙관과 함께 찍힌 삐뚤 빼뚤한 글씨가 이렇게 아름다워 보이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보통 내가 하는 일들의 대 다수인 약국 영상.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영상의 길이부터 길~다.

약사가 의료봉사에 오면 하는 일의 2탄, 실시간 동영상 편이라고나 할까.

리얼한 복약지도 현장도 들을 수 있다. 어서 플레이! 시작~!!

 

 

이렇게, 준비와 진료, 투약까지 보통의 일상들을 쭉 보노라면

참 특별할 것도 없는 야외에 차려진 것만 다른 조제실, 약을 짓는 똑같은 모습, 별 다를 것 없는 약사의 활동인데 매 순간이 특별한 것은 왜 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궁금하다면 열린의사회 홈페이지의 활동소식을 읽어보시라)

 

이번 봉사의 한의과와 물리치료실은 별도로 1층 진료공간을 쓴 덕분에 사진과 영상이 없어서 아쉽지만,

이렇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다른 직역의 활동 모습, 업무 현황등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는 시간들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그러다보니 맨날 산조인 얘기나 하고, 약대 버전 말소스와 한의대 버전 약성가를 놓고 뭐가 더 외우기 좋은가를 논하던데서, 동생과의 대화 수준도 좀 발전했다 뿌듯+_+)

 

마지막은 요즘 다 인쇄해서 약 봉투 주는 시대에(서면 복약지도가 의무화 되면서 팜웨이 영수증 또는 팜봉투를 쓰는 약국이 많아졌다. 덕분에 손글씨로 쓴 약 봉투는 보기가 어려워졌다) 마음이 따뜻해 지는 손글씨 약봉투!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열린의사회 그 상징>

 

다음달, 아니 이번 달엔 어디로 또 봉사여행을 떠나게 될 지 고민하면서, 이상 보은 봉사여행일기는 여기서 끝!

 

이상, 이번달에 쓰려고 동영상만 올려놓고, 글은 결국 10/31일에서 11월로 넘어가는 새벽이니 아직은 10월이라고 우기고 싶은 약간 게으른 서포터즈 1기, 희원이었습니다.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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