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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를 꿈꿨던 10년차 약사입니다. 신문과 방송 속 의약보도를 꼼꼼하게 읽고 필요한 정보를 나눕니다.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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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또 시비이가?"

"네?"

결국 답답했던 할머니는 손가락 세개를 펼쳐 들고서 또 다시 되 물었다. "시비이냐고"

경상도(부산) 네이티브 20년인데, 여전히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경상도 방언 능력 시험 따위에서는 100점 만점을 기록하는 실력인데, 실전에 투입되니, 영 쓸모가 없었다.

저 외계어 같은 말의 정답은

"이(것)도 세 번 이냐, 세번이냐고" 로 으레 약은 하루 세 번 식후 30분이 익숙한 할머니 환자의 물음이었다.

부산 네이티브, 하지만 어디서 왔냐는 물음에는 출발지이자 직장인 "저희요? 서울에서 왔어요"를 대답하는 부산 출신 서울 약사의 경북군위 체험담은 이렇게 시작 ~  

 

 

경북 군위에는 한밤마을 남천 고택이 있다.

1박 2일의 멤버들이 간이역인 '화본역'을 찾았다 묵고 갔다는 그 남천 고택이다.

고택에서는 300년이 넘은, 부부가 사는  TV 속 그 고택도 숙소로 내놓는 동시에 1박 2일 이후 찾는 사람들이 늘어, 한옥 펜션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열린의사회의 숙소는 바로 그 한옥 펜션

<일행이 하루를 머물렀던, 한밤마을 남천고택의 별채 - 한옥펜션>

 

삼성생명 사잇길에서 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서울팀과

먼저 내려가 계시던 간사님 그리고 팀장님, 팀장님 주니어들

또 봉사지로 바로 오신 여러 봉사자 분들까지 밤 열시가 넘어서야 겨우 모두 만났다. (저 마당에서 저녁을 밤 열시에 먹은 건 진짜 함정이다.)

 

봉사외적으로 군위 기행이 의미 있었던 건 꼭 사투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 사람다움이 함께 하는 것이라는 열린의사회의 매력이 폭발한 여행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한 줄 요약이 되는 걸까?

동생부터 학교 선배, 그리고 온라인 서포터즈 활동하면서 까지 만났던 신기한 인연들을 모두 모아둔 신비로운 군위 봉사 그 기막힌 우연의 이야기들을 하나 씩 풀어볼까 한다. 

 

Scene #1. 동의연 이요?

 <다 키워서 한의사 되면 데려가며고 감춰놨던 동생, 아직 더 감춰놔야 해서 얼굴은 스마일:) 군위 기이한 여행 씬넘버 원은 이친구 이야기로 시작>

경북 군위 봉사,

열린의사회에서도 경북 지역 봉사를 할 때면 봉사자들 간의 유대관계가 유난히 끈끈하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보고 느낀 바도 그렇다. 대구 경북에 연고를 둔 선생님들, 봉사자 분들은 물론 서울이나 충청, 경기 강원 등 중부권이 멀다 느끼시는 부산 경남 지역 분 들 까지 영남권 봉사자분들이 만나고 또 만나는 지역이라 그럴지도?

 

물론 경북 군위 봉사지에 와서 1박 2일을 시작하며 내가 처음 들은 인사 역시도

"약사님, 다음 달 예천있는데, 예천에서 또 보는 건가요?" 였고,

 

다른 분 들끼리 나누는 인사도 각종 경북의 지역명이 난무하며, 그 때 그 봉사 이후로 얼마만이죠, 지난 달 어째 빠지셨어요 기타 등등

늦은 저녁, 대구에는 한의대가 하나 뿐 이라는 이야기, 이번 군위 봉사의 한의과 선생님 역시 그 학교(동생님이 다니시는) 출신이라는 이야기로 시작

 

알고보니, 동생의 동아리(서예 동아리로 이름이 동의연이다) 선배 였다는 놀라운 사실.

집과 가족 단톡에 공개하지 않은 졸업사진 현장 촬영본을 무더기로 구경했다는...

 

 

Scene#2. 세브란스 약사들이...

 

세브란스를 박차고 나온지 만 3년이 다 되어가고, 그 사이 회사를 두 곳이나 옮겼거늘, 나는 어떤 면에선 여전히 세브란스 (출신) 약사다. 마지막 가운의 팔 부분에 박힌 연세의료원 로고 덕분인지, 나를 이 곳에 소개한 런던사람 지나 정 덕분인지:)

세브란스 약사들이 잘 해 - 목적어는 보시는 분 들의 상상에 맡긴다:) 라는 말과 함께

지나 정(열린의사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SoHnAeO9JNY 의 약사편 출연자 이기도 하다)의 남아공 메이트들을 또 신기하게 만나고,

늦은 밤 런던으로의 카톡 세례. 이렇게 돌고 돌고 돌아 만나는 인연이 참말이지 신기한 곳이다.

 

 

 

 

Scene#3-1.  B팀 동영상 출연자를 만나다.

 

매달 하나씩 만들어야 하는 팀 과제, 장시간의 기획회의를 거쳐 만들어진 첫번째 영상, 나는 자원봉사자 편(https://www.youtube.com/watch?v=Po5kWNWPo8Y)의 출연자를 만났다.

섭외대장 유미가 일은 다 하고, 퍼즐 조립에 숟가락 조금 얹은 강 약사, 우리 팀 동영상 출연자와 봉사를 함께하는 신기한 인연이...

 

일손부족으로 무려 약국에서 함께 일하는 영광을! TV에서 연예인 보는 기분으로 같이 일했다는건 비밀이다.

(동영상을 다시 돌려보니 그 사진들 속에 군위에서 만난 분들이 많다. 역시 경북 봉사의 특징이 여기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Scnec#3-2. 그 출연자가 말이지...

 

의사도 약사도 한의사도, 이 동네 참 좁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어느학교 누구를 누르면 아 그사람... 사돈의 팔촌까지 찾지 않아도 근무지나 출신학교만으로도 서로를 아는 좁아서 좋고도 나쁜 세상.

세상에나 우리 팀 동영상 출연자이던 지욱님, 알고 보니 동갑에(봉사지에서 이제 아예 전문의 보드 따고 오신 선생님이 오지 않는 한 나도 꽤나 고참나이다) 성대약대 졸업했다고 하니, 혹시... 김태훈 알아요를 어김없이...

대학을 재수생인데 1학기 수시라는 특이한 모습으로 입학한 덕분에, 한 학번 선배이름이 툭 하고, 고등학교 동창이라신다 어이쿠.

이렇게 까지 신기한 우연, 인연 퍼레이드를 계속계속계속, 열린의사회의 매력을 체험한 신기한 봉사.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지 뭐 싶은 신기한 에피소드를 뒤로하고, 군위봉사 정말 입에 단내나게 바빴다. 

 

한적한 아침풍경들을 뒤로 하고

(아쉬워서 붙여보는 사진들)

<군위 한밤고택 한눈에 보기>

 

 

마을 입구에 들어서던 때엔 정말로 한밤이어서, 아침 봉사지를 향해 나서면서 찍은 마을 어귀의 나무와

<한밤마을을 지키는 나무. 고택과 동갑내기라 한다. 그날 따라 맑기만 하던 하늘>

 한가로운 시골 정서를 그대로 보여준 정자, 근수정

<뜰 한켠에 위치한 정자, 물이 가까운 곳이라는데 근처 어디에도 물은 왜 없을까?>

 시골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하지만 요즘은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장독과

<고택의 뒤뜰 풍경. 어린 날 집에서 보았던 것 같은 낯설지 않은 장독까지>

 아침을 먹었던 고택 본채. 곳곳에 전통놀이를 즐기던 1박2일 촬영 사진으로 관광명소의 느낌이 나다가도

 

벽에 걸린 가족사진(고택 주인 어르신 부부와 두 따님이었는데 따님들 미모가...정말 억소리 난다)을 보면 이천 밥집의 결혼기념 걸개그림처럼 그냥 푸근한 우리 동네 같기도 하다.

<고택의 목조 문, 그리고 옆으로 늘어선 고구마 상자들까지 한적한 시골의 아침이다>

 정갈하게 차려주신 한상, 제대로 먹고 일 잘하러 가라는 의미겠지^^?  

<소박한 아침 밥상 - 한식 한상 차림인데 늦잠이 일상이라 원래 밥먹지 않는 나도 제대로 아침식사>

 <아침 후 고택 뒤뜰. 어쩐지 언밸런스한 믹스커피, 선풍기 - 고택도 나이만 먹는게 아니라 세월의 변화를 비록 느리게 라도 따라간다>

 

 

 

그렇게 버스로 한참을 가서 도착한 군위 일연공원

어째 팔랑팔랑 거리는 바람개비는 자유로, 파주 이런 경기 북부를 연상케 했다.

<바람개비 그리고, 뒷편으로 보이는 천막들이 오늘의 진료 장소들>

 

이 평온한 풀밭이 내 부덕의 소치로 약국 팀에게 시련의 공간이 될 줄 어찌 알았으랴.

 

이 글을 빌어 손 느린 회사약사라, 자신했던 손의 감각이 둔해져서 죄송 또 죄송.

<세사람이 다 달려 들어야 겨우 가능했던 약 조제과정 ⓒ열린의사회>

 

14일치 tid 빵빵 날리시는 선생님,

 

<오전 진료에 한창인 가정의학과, 야외진료라 환자분들 이야기를 듣기도 진료도 어려우셨을 텐데, 약국에와서 여기 아픈 약 저기 아픈 약 달라고 하셔서 가정의학과로 돌려보낸 환자들까지 잘 봐주셨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 ⓒ열린의사회>

<환자와 상담중이신 가정의학과 선생님, 아래보이는 진료기록지에는 곧 tid 14days가 기록 되겠지 - ⓒ 열린의사회>

차 떠난다고 얼른 달라는 재촉에 '영업용 스마일' 평상시 절대 안보드린다는 '(비음섞인) 애교' 누구도 거절할 수 없게하는 '솔 톤 목소리'와 쿠션 화법까지 홍보대사활동기간 배운 모든 기술을 다 동원했으나 꼼짝도 안하시던 할머니들 까지

 

약국팀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오늘은 친절한 약사모드. 인생사진은 역시 얼굴을 안보일 때만 나온다 - ⓒ열린의사회>

 

 

다음엔 재빠른 손 기술 연마해서 최상의 상태로 가겠습니다.

 

간사님은 조제와 복약지도에 집중하면 인생사진을 찍어준다 했는데 인생사진은 간데 없이 소식이 없다. 그날 얼굴이 지친 표정이었을텐데 인생사진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인가(덕분에 중간이후 기억을 거의 상실했다.)

 

매년 수자원공사와 함께 꼬박꼬박 일연공원에 오는 덕분에 작년의 열린의사회를 기억하는 어르신들도 많다.

 

<내년에도 또 오실거죠? 수자원 공사 직원분들은 설문을 진행하고 기념품을 나눠주셨다. 혹시나 불만족해서 안오시겠다고 할 까봐 같은 천막을 쓰면서 속으로 얼마나 벌벌 떨었는지는^^;; ⓒ열린의사회>

 

올해는 왜 이가탄 안가져왔누, 칼슘제는 어딨누. 일년 동안 많이 기다리신 거 같은데 많이 못 챙겨와서 죄송했다.

 

여기서 부터는 그냥 가긴 아쉬워서 풀어놓는 봉사사진 퍼레이드:)

 <이날 쨍쨍 내려쬐는 따가운 가을 볕 아래 고생하신 문진팀, 적절한 문진은 꼭 필요한 치료를 받으시도록 돕는다. 의료봉사의 시작이자 중요한 과정이 되는 이유 - ⓒ열린의사회>

 <열린의사회 봉사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 ⓒ열린의사회>

<혈당 측정 중. 마을 잔치를 겸해서 열리는 터라 떡이며 음료수들은 잔뜩 드시고 오셔서 힘드셨던 두 분 - ⓒ 열린의사회>

 

<봉사지에선 좀처럼 보기힘든 안과,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눈 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으신 분들도 많고, 안과 진료가 필요한 분들도 많으셨다 - ⓒ 열린의사회>

그리고 이번 봉사 사진의 포토제닉 이라고 생각하는 사진! 두둥!!

허리가 굽은 할머님께 눈 높이를 맞추고자 무릎을 굽혀 말씀을 나누는 모습이야 말로, 열린의사회의 정신 아닐까.

<이번 군위봉사의 포토제닉. 눈높이를 맞춘 대화. 그리고 그를 위해 기꺼이 무릎도 낮출 수 있다 - ⓒ 열린의사회>

 

<치과 진료 모습 - ⓒ 열린의사회>

 

<어르신들껜 처음 보는 낯선기계. 그리고 내게도 나름 신기하지만 다른 의미로 공포의 기계. 인바디 - ⓒ열린의사회>

<이번 봉사기행의 신기한 인연 그 첫번째. 3년째 군위를 방문중이시라는 한의과 선생님 - ⓒ 열린의사회>

 

또 원조 블로그스타 주희양이 함께 해서, 우리 막내 슬찡의 활동이 도드라졌던 필리핀 봉사에 다녀온 봉사자, 의료진이 다들 계셔서 관심있게 우리의 활동들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했던.

사람이 좋은 경북 군위 봉사는 약과 함께 정신도 조제해서 어디론가 보내 버린 채 끝이 났다.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습니다. 군위 봉사를 함께 해주신 마음 따뜻한 분들과 함께 - ⓒ 열린의사회>

 

군위에 내가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봉사 이상의 인간관계,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을 원하신다면 열린의사회의 대구 경북 봉사를 추천한다.

 

 

아직도 온라인서포터즈에서 콘티와 기획력마저 잃어버리고 Side effect를 담당하고 있는 올빼미 희원이었습니다. 다음 봉사 땐 성실한 후기로 찾아뵐게요:)

 

Posted by Ms.삐약이
, |

수 해 전 레이건 대통령이 자신의 "치매" 투명 소식을 알렸을 때 그저 놀랍다고만 생각했었다.  치매(Dementia)를 터부시 하는 한국 정서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독특한 미국인의 특별한 방식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감탄했다는 기억이 떠 오른다.

암 투병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카터 재단의 행사에 나와 자신의 항암치료기를 공개했다.

 

<지미카터 재단의 행사에 참여한 카터 대통령 부부 - 사진출처 : 연합뉴스-AP통신>

 

뇌로 암이 전이된 4기(말기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그는 아직 치료할 약이 남아있다. 비록 원래 암이 생긴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뇌 까지 암이 전이되었다고 해도, 치료할 약이 남아 있는 그는 정말로 마지막-terminal-은 아니니까) 환자가 어쩌면 고통스러울 수도 변해가는 모습이 옛날과 같지 않을 수도 있는 치료 과정을 공개하다니... 대통령은 아니어도 여러 유명인들의 치료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던 입장에서 그의 결정이 존경스럽다.

 

지미카터 대통령이 앓고 있는 병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melanoma). 피부암은 크게 Basal cell carcinoma(기저세포암)과 흑색종(melanoma)이 있다.

 

미국의 암 통계인 SEER Data의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서 73,870명이 새로 진단 받고(전체 신규 암 환자의 4.5%), 9,940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는(암 사망자의 1.7%) 미국 내 발병율 6위의 암이다. 그러다 보니 신약 개발 역시 활발하다.

 

BRAF를 비롯해 2010년대 초 피부암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몇몇 유전자들이 잇달아 발견된 것도 있고, 그 유전자들의 활성이 폐암 등 타 암종에서 발현되는 것이 확인되면서 임상시험 또한 활발하다.

이필리무맙(Ipillimumab,예르보이-Yerboy, 국내 상품명은 여보이, 정식 출원 이전부터 예르보이로 불러와서 참 입에 안 붙는다), 베무라페닙(Vemurafenib, 젤보라프 - Xelboraf)을 뒤 이을 수많은 항암제들의 개발에 이어 줄줄이 사탕처럼 대기 중인 신약들.

 

 

그렇다면 한국의 흑색종 발병율은 어떨까?

놀랍게도 국가 암 정보센터 홈페이지엔 흑색종 분류가 따로 없다. 기저 세포암과 합친 피부암 수치도 흔히 말하는 10대 암의 규모에 들지는 못한다. 전체 암 발생건 22만건 중 약 4천 건 정도가 신규 발생했으니 2%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 카터 대통령이 치료 중이라고 공개한 약물은 엠에스디(MSD)가 내놓은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이쯤에서 같이 보는 우리나라 대표 뉴스 통신사 기사 한편)

보도원문은 아래와 같다.

 

작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새 면역치료제 키트루다(Keytruda)가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과 폐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암치료제로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머크 제약회사가 개발한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는 2011년 FDA의 승인을 받은 항암 면역치료제 예르보이(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 제약회사)보다 진행성 흑색종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키트루다가 기존의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거의 절반에게서 종양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발표됐다.

이 2건의 임상시험 결과는 모두 필라델피아에서 진행 중인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흑색종 환자 834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예르보이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16개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키트루다가 투여된 환자는 46%가 6개월 후까지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예르보이가 투여된 환자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경우가 26%에 머물렀다. 1년 생존율은 키트루다 그룹이 투여량에 따라 68~74%, 예르보이 그룹은 58%로 나타났다. 부작용 발생률도 키트루다 그룹이 12%로 예르보이의 20%보다 낮았다.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은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만드는 PD-L1 단백질 수치가 높아 기존의 항암제가 듣지 않는 소세포폐암 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키트루다가 투여된 환자의 거의 절반에게서 종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머크 제약회사는 키트루다를 폐암 환자에게도 쓸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 승인을 FDA에 신청했다. 키트루다는 원래 흑색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키트루다와 예르보이는 모두 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이다. 면역관문이란 말하자면 면역세포의 지나친 행동을 차단하는 면역체계의 검문소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면역관문 분자들로 자신의 몸을 치장해 면역체계의 눈을 피하면서 면역체계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한다. 다만 예르보이는 전반적인 면역세포의 횡포를 억제하는 면역체계 스위치인 CTLA4를 억제하는 데 비해 키트루다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암세포 특이 스위치인 PD1을 차단하는 것이 다르다.  이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칼럼비아 대학 메디컬센터 종양과장 개리 슈워츠 박사는 이 새로운 면역치료제들이 많은 다른 종류의 암에도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논평했다.

 

머크 라고 쓰여서, Merck Serono사인 독일계 머크 인 줄 알았다는 건 함정... 국내 유통되는 약품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의 Merck(Merck&Co)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MSD라는 사명을 쓰고 있고, 한국에서도 한국 MSD를 공식 사명으로 쓰고 있다. MSD는 마포구 공덕동에 머크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다는 것도 명확히 다른 회사라는 근거.    

 

사족은 논외로 하고, 실제로 한국에서 키트루다를 모든 흑색종 환자에 사용할 수 있을까? 

 

국내 키트루다 허가사항은

이필리무맙 투여 후 진행이 확인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의 치료.

다만 BRAFV600E 변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BRAF 억제제와 이필리무맙 투여 후에도 진행이 확인된 환자여야 한다.

 

즉, 신약을 위한 허가임상을 진행하고 받을 때와 무관하게 한국에서 키트루다를 쓰려면, 전이성 흑색종 환자이면서 이전에 이필리무맙을 이용한 치료를 받았고, 그 치료에 실패해야 한다. 즉 2차 치료제이면서 비급여라는 얘기. 폐암에는 아직 쓸 수 없다.

BRAFV600E 변이가 있는(약 네명 중 한명 꼴 이라 했다) 경우라면, BRAF 억제제인 베무라페닙, 이필리무맙 치료에 모두 실패하고 암이 진행된 환자 여야 한다.

 

 

FDA는 심사 승인 정보를 공개한다. 한국 식약처와는 다르게... 누구나 어떤 근거로 어떤 절차를 거쳐서 약물이 승인 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런 곳이 진짜 정보의 천국이겠지!

 

(여기서 부터, 24 page로 된 약물 승인 보고서 정독 후에 쓰는 이야기) 

Pembrolizumab (이전에 MK-3475로 알려졌던)은  IgG4/kappa isotype의 단클론 항체 약으로, PD-1(programmed cell
death-1 receptor)과 그 리간드 사이(PD-L1, PD-L2)사이의 상호작용을 방해한다. 특히, PD-1 수용체는 면역 세포인 T 세포 위에 있어, T세포의 증식과,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막는다는 말씀.(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단어가 메르스 사태 때 화제가 됐었고, 덕분에 최신 시사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모 언론사 필기시험에도 출제됐었다는 썰도) 

카터 대통령이 펨브롤리주맙이라는 이름을 외는데만 3주가 걸렸다는 이 약은 아무튼 그렇게 PD-1의 면역관문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

다.

 

마치 흑색종 임상시험이 800명 규모로 이뤄진 것 같지만,

흑색종 허가 당시의 임상시험은 173명을 대상으로 89명은 3주에 한번씩 2 mg/kg를, 나머지 84명은 10 mg/kg를 투여 받았고, 이 때 1차 목표치인 반응률 10%를 넘겨 24%의 ORR을 기록했다. 1명은 암이 완전히 사라졌고, 나머지 20명은 부분적으로 암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종양학적 용어로는 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20명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라고 쓸 수 있겠다.

이 지루하디 지루하고 복잡한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서 최종 용량은 2mg/kg를 3주마다 1번씩 정맥주사로 투여 받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것 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흑색종 환자는 많지 않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생긴 점, 알고 봤더니 암. 같은 정보 반 낚시 반의 제목 덕분에 점의 크기가 커진 건 아닌 지 이거 암은 아닌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그러다보니 한국 내 관심은 자연히 FDA에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을 했다는 폐암 관련 임상에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이쯤에서 의아의아!  Merck & Co. 본사,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를 확인 하고 보니 우리나라 보도는 정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링크 참고 : http://www.mercknewsroom.com/news-release/oncology-newsroom/treatment-advanced-non-small-cell-lung-cancer-nsclc-keytruda-pembroli)   

 

보도자료의 내용대로라면, 적응증 확대를 신청하고 NEJM과 AACR에서 발표된 암종은 소세포 폐암이 아닌, 비소세포폐암(NSCLC)이어야 한다. 그리고 NEJM의 결과 역시

Original Article

Pembrolizumab for the Treatment of Non–Small-Cell Lung Cancer

Edward B. Garon, M.D., Naiyer A. Rizvi, M.D., Rina Hui, M.B., B.S., Natasha Leighl, M.D., Ani S. Balmanoukian, M.D., Joseph Paul Eder, M.D., Amita Patnaik, M.D., Charu Aggarwal, M.D., Matthew Gubens, M.D., Leora Horn, M.D., Enric Carcereny, M.D., Myung-Ju Ahn, M.D., Enriqueta Felip, M.D., Jong-Seok Lee, M.D., Matthew D. Hellmann, M.D., Omid Hamid, M.D., Jonathan W. Goldman, M.D., Jean-Charles Soria, M.D., Marisa Dolled-Filhart, Ph.D., Ruth Z. Rutledge, M.B.A., Jin Zhang, Ph.D., Jared K. Lunceford, Ph.D., Reshma Rangwala, M.D., Gregory M. Lubiniecki, M.D., Charlotte Roach, B.S., Kenneth Emancipator, M.D., and Leena Gandhi, M.D. for the KEYNOTE-001 Investigators

N Engl J Med 2015; 372:2018-2028May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501824)

 

비소세포 폐암이며 연구 결과 역시 보도 원문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미약한 개인의 힘으로라도 정정하자면,

 

495명이 Assign 된 것은 맞지만, 최종 분석에 사용된 수치는 313명 뿐 이다. 일종의 종양 표지자인 PD-L1의 비율이 50% 이상 감소한 총 73명의 환자들  중 45.2%에서 완전 또는 부분 관해를 나타내는 overall-response rate (ORR)을 보였으니, 전체 환자의 50%에서 종양이 다 줄어든 것도 아니다. PD-L1이 50% 미만 줄어든 103명의 환자 중 완전 관해율은 16.5%, PD-L1 수치가 1%도 줄지 않은 28명 중 종양이 줄어든 환자는 10.7%로 낮아진다. 그도 그럴 것이, 키트루다의 작용 기전이 PD-1과 PD-L1 사이의 상호작용을 막는 것 이니 말이다. 모든 환자 를 대상으로 한 ORR은 19.4%이니 절반과는 차이가 꽤 크다.

 

반응이 지속된 기간의 중간값(median, 평균이 아니다. 전체 환자를 100명으로 보면 그 중 50등의 위치를 나타내는 값이다)은 12.5개월,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상태로 유지되는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 Progression Free Survival)의 중앙값은 3.7개월 이었다. 전체 환자들의 생존기간의 중앙값(Overall Survival, median)은 12.0개월 이었으나, PD-L1이 50%에 못 미치게 감소한, 즉 반응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던 환자들의 경우에는 6.3개월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 식품의약국인 FDA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했고, 이 검토 신청은 6월에 받아 들여 졌다.

 

적응증 확대의 승인 여부가 판별될 것으로 알려진 날짜는 10월 2일, 적어도 PD-L1의 감소를 보이는 폐암 환자들에게들에게는 어쩌면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으니,

 

10월 2일, FDA가 내릴 Target Action을 기다려 본다.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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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종이 신문 속 딱딱한 글씨체를 꺼내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내가 잊고 있었던 어제를 타인의 어깨너머로 보는 설명하기는 묘한 기분.

 

열린 의사회 속 약사회 회원으로 손을 보태고, 온라인 서포터즈로 따뜻한 마음들을 응원하다보니 문득 그 시작이 궁금해졌다.

19975, 몽골로 떠난 7인의 의료봉사가 시작 이었다는데

내 또 다른 사랑인 미디어는 어떻게 열린 의사회 를 보고 있는지 발굴 시자~!

 

 

<열린 의사회를 다룬 가장 오래된 지면 - 동아일보의 1997년 10월 30일 33면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기사 내용은 열린 의사회 11/1~7일 사이 미얀마의 앙곤으로 의료봉사를 떠난다는 것.열린 의사회 의 시작은 몽골이었으되, 같은 해에 앙곤지역에도 사랑을 전하러 갔었구나 하고 열린 의사회 에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

 

두 번째 기사는 2년을 점프.

 

<열린 의사회의 국내 정기 활동 현황을 알 수 있는 기사 - 경향신문의 1998년 11월 09일 27면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998119일의 인터뷰 기사. 열린의사회http://www.opendrs.or.kr/의 초창기 활동을 알 수 있다.

지금 성로원, 디딤자리, 민들레울, 재활플러스 등 정기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초창기에는 SOS 어린이마을, 임마누엘의 집, 지광원, 베데스다 요양원 등에서 활동을 펼치셨구나 라고 또 한번 고개를 끄덕 끄덕.

  

일년을 더 건너뛰어 199719일의 기사에서는 몽골과 미얀마 활동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도 엿볼 수 있다.

 

<열린 의사회의 미얀마 봉사활동에는 무려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운집했고,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기사 - 경향신문의 1999년 7월 19일 7면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경향신문 이준규 기자의 펜을 빌어서 알게 된 사실은 열린의사회15년 전에도 가장 존경받는 (의사)집단 이었고,

동아일보 기사에서 짤막한 안내로 만났던 앙곤의 의료봉사에서는 무려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당시 미얀마 현지 언론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사람들의 의술단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옛 지면 보기가 가능한 언론사가 많지 않다 보니 포털에선 아무리 찾아도 겨우 3건. 항암제 관련 언론 보도를 분석해 석사 논문을 쓰던 그 때를 추억해가며 한국언론재단의 미디어가온 - 기사 검색 서비스까지 진출!

열린의사회의 발자취를 쫓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은 발자국 중엔, 몽골 정부로부터 외국인 최초로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는 소식을 발견했다

 

심지어는 과로로 자원봉사자가 쓰러지기도 했다니(!) 놀랍고

월 2회 의료봉사 연 2회 해외진료라는 글귀에서 15년 새 열린의사회에 도착한 따뜻한 마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내가 한 건 없지만) 괜스레 뿌듯하다.

2003년엔 '사랑의 하프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2004년에 사무실은 예일빌딩에 있었고, 또 사무국 한켠에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진료소를 차리기로 했었다는 사실 등 홈페이지에서는 못다한 열린의사회의 역사들이 하나 둘 발굴되는 쏠쏠한 재미란:)

 

<동대문구 예일빌딩에 차려진 무료진료소, 약국, 접수, 진료모습 등 세월의 흔적은 보이지만 요즈음과 그 모습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 출처 : 세계일보 DB>

 

포스팅을 시작할 때 나의 마음도 끝까지 열심히 해야지 였는데, 꼭 그러지는 못했던 것 처럼

처음 마음을 끝까지 지켜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열린의사회는 처음 마음을 지켜가는 것은 물론 더 발전시키고 꿈을 더 크게 키워 온 앞으로도 쭉 나의 주말을 채워줄 마음속 그곳이다.

주말이면 저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러,

Welcome to 열린의사회 

 

이상, 열린의사회 온라인 서포터즈에서 주로 게으름과 건망증 등등 Side effect를 담당하고 있는 저, 희원이었습니다.

 

Posted by Ms.삐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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